이제는 ‘숨은 명문고’

케이원뉴스 승인 2022.11.01 12:17 | 최종 수정 2022.11.21 12:53 의견 0


‘검정고시(檢定考試)’는 각급 정규학교를 졸업한 것과 동등한 자격을 얻기 위한 시험으로, 상급학교 진학이나 특정 분야 진출에 필요한 지식, 학력, 기술 등을 검정하기 위해 초졸, 중졸, 고졸 과정에 대해 교육부령으로 연 2회 실시한다. 이 시험에 합격하면 해당 급별 학교 졸업자와 동등의 학력이 인정되어 상급학교에 입학할 자격이 주어진다. 고졸 과정을 마치고 나면 일반 대학 외에도 학점은행제와 독학학위제 등에 지원할 수 있으므로, 일련의 과정을 마치고 학사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검정고시를 거쳐 석사, 박사까지 공부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많이 있다.

현행 검정고시는 1925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전문학교 입학 자격 검정시험’을 서울과 평양에서 실시한 이후 별 관심을 받지 못하고 미미하게 이어지다, 광복 후 정부에서 대학입학 자격 검정고시를 실시한 것이 효시이다. 1953년 중졸, 고졸 검정고시 시행, 1957년 초졸 검정고시의 시행으로 확대되어 부득이한 이유로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지 못한 사람들의 사회 등용문이자 디딤돌로 자리매김했다. 1989년에 전국 검정고시 총동문회가 창립되었는데, 초기에는 친목 분위기의 동호회 정도였다. 당시 검정고시 출신을 바라보는 시각은 ‘전인교육’을 기치로 하는 공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검정 고무신’으로 비하되거나 매도되기도 했다. 이후 각계에 걸출한 사회적 역량을 발휘하는 검정고시 출신 인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숨은 명문고’의 맨파워를 형성했다. 이에 검정고시의 사회적 역할과 미래지향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근래 대학입시 환경의 변화와 함께 일부 내신등급 세탁을 위한 고교 중퇴자들의 동아줄로 이용되기도 하나, 검정고시야말로 자기주도학습의 아성이 아닐까 싶다. 21C 평생교육의 화두에 검정고시는 늦깎이 학생들의 한풀이이자 희망의 마당임이 확실하다.

교육전문위원 진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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